'카이로스'(kairos) koreaei

 

시간에는 흘러가는 시간과 의미있는 시간 두 가지가 있다.

흘러가는 시간을 헬라어로 '크로노스'(chronos), 의미 있는 시간을 '카이로스'(kairos)라 한다.

 

'크로노스'는 연대기적인 시간을 말하며 연대기를 말할 때 영어로 '크라너클'(chronicle) 

또는'크러날러지'(chronology)라고 한다.

이는 천문학적으로 해가 뜨고 지면서 결정되는 시간이며, 지구가 공전과 자전을 하는 시간이다. 

매일 낮과 밤이 찾아오고, 매년 한 번씩 봄여름 가을 겨울이 찾아오는 시간이다.

생물학적으로는 동식물이 낳고 늙고 병들고 죽는 시간이다.

철새들이 철 따라 이동하고, 연어가 태어난 곳으로 되 돌아와 알을 낳고 죽어 가는 시간이다.

이 속에서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식물들이수고하며 살아 간다

 

'카이로스'는 특정한 시간 또는 정한 시간을 말한다. 

흘러가는 시간에 특별한 의미가 있을때 '카이로스'라 한다.

계획이 세워지고 그 계획이 실행되는 시간이다.

특히 하나님의 활동과 계획이 실현되는 시간을 말한다.

 

역사에도 두 가지가 있다. 조사(survey)나 탐구(research)에 의한 순수 역사가

있고, 해석이나 뜻으로 본 풀이역사가 있다.

순수역사를 독일어로 '히스토리에'(Historie)라 하고, 풀이역사를 '게쉬크테'(Geschichte)라 한다.

역사는 시간적으로 보면 과거에 속한다.

흘러간 시간 속에서 발생했던 일들을 한 곳에 모아 적으면 역사가 된다.

 

개인의 역사는 전기나 자서전이 되고, 신앙체험이 모으면 간증이 된다.

간증 집은 '게쉬크테'로, 전기는 '히스토리에'로 분류될 수 있다.

인류의 역사는 단순한 '히스토리에'가 아니다.

역사는 '게쉬크테'이다. 역사적 사건들은 필연에 의해서 발생된 것들이다.

 

역사적 사건들은 의미 있는 '카이로스'의 시간 속에서 되어 진 것들이다.

하나님의 계획과 경륜 아래서 이루어진 것들이기에 역사나 시간은 그냥 흘러가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우리 각자의 삶을 단순한 '히스토리에'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우연히 일어난 사건들이 되게 해서는 안 된다. 흘러가 버리는 시간 속에 묻히게 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우리는 우리 각자의 삶에 담긴 깊은 뜻을 풀어 내야 한다.  

풍성한 의미를 밝혀내야 한다.

그래서 하나님의 깊은 뜻과 섭리가 밝히 드러나는'게쉬크테'가 되는 것이다.

 

흘러가는 '크로노스'의 시간을 자기의 시간으로 만들어내야 한다. 

물을 가두어 다목적으로 활용하듯 흘러가는 시간을 자기 시간

곧 자기와 관련된 '카이로스'의 시간으로 만들어내야 한다.

 

시간은 물처럼 흘러가 버린다.

흘러가 버린 시간들 속에 있었던 일들을 풀이 없이 기록한 것을'히스토리에'라 한다. 

그런데 '히스토리에'는 물처럼 흘러가 버린 지나간 시간들 속에 있었던 일들이고, 

또 대부분 나와는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 상관없이 발생된 것들이기 때문에 실존

적으로 나와 특별한 상관관계가 없다.

 

그러나 오래 전에 있었던 사건이라 할지라도,그 사건이 의미 있는 시간 속에서 특별한

뜻을 가지고 일어난 일이라면 또 그 사건의 의미가 올바르다면, 그 사건은 나와 특별한 상관관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