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cerpt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성연이 2013. 8. 12. 10:32

 

한정 된 목적은 인생을 간결하게 한다.

난 너에게 내 영혼과 육체 둘 다를 줄 수는 없어.

관심의 대상을 하나라도 발견 했다는 사실 자체가 대단한 것이다.

성찰을 낳는 것은 아픔이다.

한정 된 관심이란 복잡하지 않은 단순한 관심이다.

"사고란 수염과 같은 것이다. 성장하기 전에는 나오지 않는다."- 볼테르

쓰쿠르는 수줍음이 많은 성격이라 셋 이상이 모인 장소에서는

늘 자신이 존재하지 않는 양 취급받고 싶어 했다.

(Le Mal du Psys...) (르 말 뒤 페이)-(향수, 멜랑콜리)- 전원

풍경이 사람의 마음에 불러일으키는 영문 모를 슬픔을 말한다.

아련한 슬픔이 가득하지만 지나치게 감상적이지 않다.

감정이 너무 많이 들어가면 싸구려가 된다.

음악에 귀 기울이다 보면 애달픈 숨 막힘이 느껴질 때가 있다.

"창의력이란 사려 깊은 모방 말고는 아무것도 아니다."-현실주의자 볼테르-

 

모든 일에 틀이 있는 것처럼 사고 역시 마찬가지이며 그 틀을

깨 부수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자유롭게 생각한다는 것은 자기 육체를 벗어난다는 것이며 순수하게

논리를 비약시키며 그 논리에 자연스러운 생명을 주는 것이다. 

 

솔직함은 궁극의 지성이고 아름다움이다.

뭔가를 받아들이고 믿고 논리성을 넘어서 도약한 경험이 신앙이 된다.

관망은 그의 마음 속 아픔을 어루만져 주지 못한다.

 

돈을 들인 익명성...

하고 싶지 않은 것, 당하고 싶지 않은 것을 시각화하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저 단순한 방향성 문제다.

추운 겨울 아침에 따스한 이불에서 빠져나오기 싫은 것처럼 따스하고

기분 좋은 것은 뒤로 하지 못한다.

 

일부의 남자들의 몸에 있는 빈틈없고 조용한 여유.

부족함 없이 여유롭게 살아가는 건강한 남자의 목소리.


아픔이 있는 편이 아픔조차 느끼지 못하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다.

필요한 것은 살아 숨 쉬는 인간이고 살아 숨 쉬는 언어다.


낙원은 언젠가 사라진다.

인생은 길고 때로는 가혹하다.

마음으로 누군가를 그토록 원하다니 그것은 얼마나 멋진 일인가...

 

 

&♥&

다자키 쓰크루는 고등학교 때부터 친하게 지냈던 다섯 명의 친구가 있다.

그들은 같은 반이었으며 남학생 3명과 여학생 2명이다.

환경이 비슷한 그들은 이름에 모두 색깔을 나타내는 글자가

있는데 아카마쓰, 오우미, 시라네, 구로노 이다.

집안 좋은 도련님 다자키만 색깔이 없는 글자다.

때문에 다자키 쓰쿠루는 같이 있으면서 늘 혼자라는 느낌을 받는다.

 

넷은 나고야의 대학에 진학하고 쓰쿠루만 도쿄의 대학교에서 건축을

공부한다. 대학 2학년 여름방학 때 쓰쿠루는 나고야로 내려가 친구

네 명에게 차례로 전화를 걸지만 모두에게서 절교하겠다는 같은 말을

듣는다절교의 이유도 모른 채 묻지도 않은 채 도쿄로 돌아온다.

 

친구들과의 갑작스런 결별에 충격을 받은 그는 자신의 존재감에 다시

깊은 절망에 빠지며 죽음까지도 생각한다.

그는 대학을 졸업하고 철도회사에 취직하고 도쿄의 원룸에서 살게 된다.

부동산회사를 경영하던 아버지가 죽으면서 회사의 소유권도 갖게 된다.

 

쓰쿠루의 몇 번인가의 몽정을 하는 꿈에는 언제나 구로와 시로가 나타난다.

어느 날 밤의 꿈에서는 상대의 여성으로부터 나는 육체와 마음 중 하나만

줄 수 있으며 다른 하나는 다른 누군가에게 주어야 한다는 말을 듣는다.

그 때 느낀 통증은 그녀의 반을 다른 누군가에 주어야 한다는 것에 대한

분노와 질투다어두운 나날을 조용히 견디며 많은 생각들을 하는 중에

색채가 없는 잔잔한 바다 같은 중립적인 감정을 경험하며 평안을 찾는다.

 

회사에서는 관리직을 수행하게되고 나이는 어느 듯 36세가 된다.

네 명의 친구들과 헤어진지도 16년이나 흘렀고 그들은 지금 어디서 무얼

하고 있는지 모른다. 어느 날 상사의 집들이 파티에서 두 살 연상의 사라를

알게 되고 그녀에게 나고야의 친구들에 대해 이야기 하게 된다

사라는 친구들에게 거부당한 이유를 직접 알아보라고 충고한다.

 

잊어져 가는 상처를 들추는 것이 싫었지만 사라의 도움으로 네 친구들의

현재 상황을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된다.

오유미 요시오는 딜러로 유능한 세일즈 맨이 되었고 아카마쓰 게이는

비즈니스 세미나 회사의 창업자로 성공해 있다.

구로노 에리는 핀란드에 살고 있으며 시라네 유즈키는 6년 전에 죽었다.

 

휴가를 내서 나고야로 내려가 아오와 아키를 만나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된다.

어느 날 시로가 어느 피아니스트 컨서트에 갔다가 다자키의 원룸에 머물게

되었는데 한밤중에 다자키가 자신을 강제로 범했고 당시 자신이 몸을 가눌 수

없었던 것은 아마도 다자키가 술에 뭔가를 탔을 것 같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자신의 집에 시로가 온 적도 없는데 어째서 이런 거짓말로 자신을

강간범을 만들어 친구들에게 축출 당하게 했는지 알 수가 없다.

 

도쿄로 돌아 온 후 사라와의 잠자리를 실패하면서 아직 자신의 마음에는

뭔가가 남아있어 막혀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이제 그는 마지막으로 구로를 만나기 위해 핀란드로 간다.

구로의 남편 에드바르트는 나고야에서 도예 공부를 하다가 만나게

된 사람이며 지금은 함께 도자기를 굽고 있다.

 

에리(구로)는 시라의 강간이야기를 믿지 않았으면서도 그때 그들과

동조해서 다자키를 추방한 것은 누군가에게 강간을 당하고 임신을

하고 유산까지 하게 된 시로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으며 그 때 동시에

둘 다를 지키는 것은 자신에게 불가능한 일이었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때 시로가 강간범으로 다자키를 지목한 것은 자신이 다자키를 좋아

하고 있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구로는 다자키에게 자신을 꼭 안아달라고 부탁한다.

구로는 시로의 죽음에 대한 일말의 책임감 같은 것을 느끼면서도 그녀를

잃지 않으려는 자신의 행동은 결국 둘 다를 잃고 만 셈이다.

쓰쿠루가 자기보다 시로를 더 사랑하는 것에 대한 질투와 복수심도

거기에는 있다.

 

쓰쿠루는 지금까지 자신이 희생자라고만 생각하며 원망하고 분노 했으나

자신도 알게 모르게 주위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렇게 자신이 준 상처는 또 자신에게 상처로 되돌아 온 것이다.

사실은 시로와 구로 둘 다 자신을 좋아했으며 아오와 아키도 역시 그를

동경하고 있었던 것이다.

 

구로가 마지막으로 다자키에게 하는 말이다.

한 가지만 잘 기억해 둬. 넌 색채가 없는 게 아니야

그건 이름에 지나지 않아. 넌 정말 멋지고 색채가 넘쳐나는 사람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