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만의 방
자신감이 없는 사람은 요람 속의 어린아이와 같다.
이를 극복하려면 타인들이 모두 나보다 못하다고 믿어야 한다.
이건 하나의 상상력이다.
말투에 배어든 자부심과 자신감은 결국 그의 사회생활에 영향을 미치고
마음에 묘한 흔적을 남기게 된다.
거울에 비친 모습은 활기를 주고 신경계를 자극하기 때문에 중요하다.
고모로부터 받은 유산 오백파운드는 나의 수고와 노동이 끝나게 했을
뿐 아니라 증오와 비통도 사라지게 해 주었다.
나는 그래서 남자에게 아첨할 필요도 없어졌다
얽매이지 않고 사물을 있는 그대로 생각할 수 있는 자유를 얻은 것이다.
고모님의 유산은 하늘을 가리던 장막을 벗겨주었고 위압적인 남자의
모습대신 활짝 개인 하늘을 보여주었다.
여성이기에 보호받겠다는 생각이 사라지면 무슨 일이든지 가능하다.
픽션은 약하면서도 거미줄처럼 삶에 이어져 있다.
세익스피어의 거미줄도 고통받는 인간의 건강과 돈 우리가 사는 집처럼
지극히 현실적인 것들과 연결되어있다.
결혼도 가문의 금전적 이해에 따라 결정되며 상류계급일수록 더 심하다.
극작가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여성으로는 클리템네스트라, 안티고네, 클레오파트라,
레이디 맥베스, 페드로, 크레시다, 로잘린드, 데스데모나, 몰피 공작부인 등이 있고
산문 작가로는 밀라먼트, 클라리사, 베키 샤프, 안나 카레니나, 에마 보바리,
게르망트 부인 등이 있으며 모두 평범한 여성이고 조금도 부족함이 없는 인물들이다.
당시 현실 속 여성의 처지는 감금되고 두드려 맞고 아무데나 내던져졌다.
작품 속에서는 세상 무엇보다 중요한 존재로 등장하지만 실제로는 정반대다.
시집의 내용도 전부 여성의 이야기가 많으면서도 역사책에서는 전혀 찾아 볼 수가 없다.
여성의 현실은 손가락에 반지를 끼워 준 사람의 아들을 섬겨야 하는 노예일 뿐이다.
문학 작품 속 여성은 기발하고 의미심장한 말과 생각들을 갖고 있지만 실생활에서는
제대로 읽고 쓰지도 못하는 그저 남편의 소유물일 따름인 것이다.
역사는 여성을 거의 언급하지 않는다
픽션의 하나로 예를 들면 실존하지 않는 세익스피어의 여동생 주디스다.
침묵하는 무명의 제인 오스틴들,,,
커러 벨, 조지 엘리엇, 조르주 상드, 그들은 남자 이름으로 등장했지만 실패했다.
19세기 들어서면서 자의식의 발달로 문필가들은 관습처럼 자신의 마음을
참회록이나 자서전으로 기록하기 시작한다.
고백적 형식을 띤 수많은 현대문학 작품을 보면 천재적 작품은 대개
엄청난 어려움을 극복하고 이루어낸 업적들이다.
고백과 자기 분석적인 책들에서는 저주와 고통에 겨운 절규가 많다.
책으로는 베스 버러의 "화려한 혼외정사" "레이디 베스 버러의 전기" 등이 있다.
문학은 타인의 생각을 지나치게 신경 쓰다가 파멸한 이들의 잔해로 가득하다.
현미경을 들어 관찰하고 과학적으로 사고해야 한다.
에프라 벤 부인은 영국 최초의 전업 작가다.
중류계급 여성들의 글로서 오만과 편견, 미들마치, 빌레트, 폭풍의 언덕 등이 있다.
걸작은 외딴곳에서 홀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오랜 세월에 걸쳐 사회전체가
공유한 생각의 결과물이며 그 하나의 목소리 속에는 집단의 경험이 녹아 있다.
가난했던 "조지 엘리엇"은 고된 시련 끝에 환경으로부터 탈출하는데는 성공했지만
그녀가 달아난 곳은 겨우 세인트 존스 우드에 있는 작은 시골집이다.
게다가 남자는 가정이 있는 사람이다.
만약 톨스토이가 이같은 상황에서라면 전쟁과 평화는 쓰지 못했을 것이다.
글 쓰는데 환경은 매우 중요한 요소다.
소설은 마음의 눈으로 볼 수 있는 건축물이라 할 수 있다.
유명한 소설들은 대개 전체 구조가 매우 복잡한데 그건 그만큼 다양한
판단과 다양한 감정으로 구성되었기 때문이다.
다양한 구성요소의 결합을 잘 유지해 나가는 건 성실성에 있다.
소설가의 성실성이란 소설 속 내용이 진실이라고 믿게끔 독자를 설득하는 능력이다.
소설이 실패하는 이유는 많은 긴장 탓으로 위축된 상상력과 흐려진 통찰력 때문이다..
결국 진실과 거짓의 구분이 모호해지고 매 순간 막대한 노력을 계속해야
하는 데 여기서 힘을 잃게 되는 것이다.
성실성은 척추만큼이나 중요하다.
소설이 썩어버린 건 타인의 의견을 좇아 자신의 가치 기준을 바꿔버린 탓이다.
수 많은 비평에 주눅들지 않고 자기 눈으로 본 그대로를 지켜내려면 엄청난
재능과 성실성이 필요하다. 제인 오스틴과 에밀리 브론테는 그걸 해 냈다.
자기만의 색깔이 분명해야 한다.
표현의 자유와 풍부함이야말로 예술의 본질이다.
휴식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게 아니라 지금까지와는 다른 일을 하는 것이다.
문장도 선율에서 선율로 이어져야 하지만 갑자기 퉁명하거나 매끄럽지 않게 되는
이유는 작가가 뭔가를 두려워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율이 흐르면서 품위가 서린 글을 쓴 사람은 '도로시 오즈번'이 있다
얽매이지 않은 마음으로 자유로움과 자신감이 자연스럽게 드러나야 한다.
좋은 영양분을 섭취해가며 좋은 교육을 받고 자란 자유로운 마음과
물질적 풍요는 글에서도 느껴진다.
세익스피어 작품 외설은 다른 수많은 생각들을 몽땅 쫓아버리기에 지루할 틈이 없다.
생명이 담긴 글이란 콜리지의 문장처럼 폭발적으로 많은 다른 생각들을 낳게 한다.
우리는 여성적 남성 혹은 남성적 여성이 되어야 한다.
예술적 창작은 마음속에서 여성과 남성이 협력할 때만 성취할 수 있다.
사람들은 성숙해질수록 편 나누기나 화려한 우승컵 등을 믿지 않는다.
칭송과 비난은 하나같이 아무런 의미없는 것들이다.
평가를 내리는 일은 소일거리로서는 즐거울지 몰라도 세상에서 가장 무익하다.
중요한 건 스스로 쓰고 싶은 바를 쓰는 것이다.
결론은 지적 자유란 물질적인 것들에 좌우된다는 것이다.
여성은 세상이 열린 이래 가부장제 아래에서 줄곧 가난했다.
작가의 일이란 현실성을 찾아내고 수집해서 다른 이들에게 전하는 것이다.
특히 리어왕, 에마,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는 읽고 나면 모든 것이
선명해지고 마치 세상의 덮개가 벗겨진 듯 강한 생명력이 느껴진다.
자신이 숭고해야 한다는 의무를 기억해야 한다.
동료로서의 동등한 대접 속애서 세상이 더 나아지도록 하겠다는 숭고한 생각을 가져야 한다.
생각하려는 대상 오로지 그 자체만을 생각해야 한다.
여러분은 어떤 분야에서든 중요한 뱔견이라고는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다는 자각을 해야한다.
위대한 시인은 죽지 않는다.
다만 육체를 갖고 우리와 함께 걸을 기회가 없을 뿐이다.
세상에 모든 것이 사라진다 해도 사상은 남는다.
또한 우리가 매달릴 팔이란 어디에도 없으며 혼자 힘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 세상은 현실성으로 이루어진 세상이지 남성과 여성으로 이루어진 세상은 아니다.
비록 가난하고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삶을 살고 있다 하더라도 이러한
노력을 추구한다는 것은 충분한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 버지니아 울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