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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8 멸시(DESPECTUS)
    강신주/강신주의 감정수업 2014. 4. 6. 11:50

     

    사랑의 끝 판에서 보이는 낮춰 보거나 하찮게 여기는 감정

    에드워드 올비의 "누가 버지니아울프를 두려워하랴"


     주위의 반대를 무릎 쓰고 결혼을 한 아내이건만 막상 신임 교수 부부를

    초대한 자리에서 남편의 악담을 쏟아낸다.  

    사랑은 떠났지만 이별을 현실이 가로막고 있으니 그들의 삶에서 조연이던

    것들이 어느 사이엔가 주연의 자리에 들어 와 있다.

    사랑의 실종의 원인을 서로의 탓으로 돌리며 멸시를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헤어지지 못하는 것은 소심하고 나약하며 비겁하기까지

    한 속물인 탓이다. 유일하던 존재가 더 이상 삶의 주인공이 아니라 다른

    사람과 비교 가능한 사람이 되는 순간 이별의 선택을 준비해야 한다.

    과대평가의 감정이 이제는 멸시의 감정으로 변했다.

     

    스피노자- 멸시란 미움 때문에 어떤 사람에 대해 정당한 것 이하로 느끼는

                   것이다. 미움 때문에 정당한 대우가 불가능해 지는 것이 멸시다.

     

    모든 감정은 타자의 마주침에서 발생한다.

    우리는 사랑과 미움의 감정의 원인을 상대에게서 찾는다.

    만약 상대방이 미움을 가져다 준 사람이라고 저주하기까지 이른다면

    멸시라는 감정이 생긴다.

    멸시를 보냄으로써 상대방이 관계를 끊어주기를 바라는 심리다.

    자신이 직접 미움의 관계를 청산하지 못하는 사람일수록 멸시를 통하려

    하는 비겁함을 드러낸다.  자신은 어떤 책임도 없다는 듯이 말이다.

    만약 누군가 나를 멸시한다면 우리는 그가 모든 관계의 책임을 나에게

    미루려는 연약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타인을 멸시하는 사람은 비겁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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