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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유와 고독
    이야기 2018. 7. 21. 11:20

    자유와 고독은 서로의 그림자다.

     

    아는 사람 하나 없는 낯선 곳에서 누리는 자유는 군더더기 없는 신선함 그 자체다.

     

    이런 기분은 복잡한 관계에 지쳐 있을 때 더 간절해 진다.

     

    그러나 사람은 사람 속에서만 삶의 균형이 잡힌다고 한다.

     

    나처럼 천성이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 대부분은 본의 아니게 어떤 열등감에 사로잡혀 있다고 한다.

     

    헤밍웨이도 잘 팔리는 작가로서 사교계의 꽃이 되는 걸 싫어하지는 않았지만

     

    정작 사교의 장에서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몹시 싫어했다고 한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사람과 어울리는 게 발병이 난 곰이 절뚝거리며 다니는

     

    것만큼이나 괴로운 일이라고 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사람들 대부분은 혼자인 것을 못 견뎌 한다고 한다.

     

    현재 세계의 인구 70억이라는 그들의 모습이 다 다르다는 사실은

     

    생각할수록 참으로 경이롭다.

     

    일란성 쌍생아마저도 어딘가 다른 구석이 반드시 있으니 말이다.

     

    과연 신의 작품이 아니고서는 이런 다양성이란 절대 불가한 일이다.

     

    외모만이 아니라 성격이나 기질이라는 내면의 다양성에서도 그렇다.

     

    그렇게 우리 모두는 각기 다른 유일한 존재임에 틀림없다.

     

    동시에 다르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충돌의 원인이기도 하다

     

    유일한 존재는 역시 유일한 방법으로 살기를 원한다.

     

    그렇기에 예수는 모든 것의 으뜸으로 서로 사랑하는 것을 강조하고 또 강조했다.

     

    유일하고 고유한 존재들의 합리적인 조화란 애시당초 어려운 일이다.

     

    애써 조화에 끼워맞춰야 하는 노력도 귀찮고 어려운 일이다.

     

    사람들 속에서 외로울 바에는 차라리 맘 편하게 혼자인 게 더 낫다.

     

    그렇다고 모두가 같은 색깔인 것도 너무 재미없어 별로.

     

    여기서 다르다는 이유가 서로의 끌림이 되는 무의식적 환상이 등장한다.

     

    어떤 이유로든 누군가와 교감이 되면 특별할 것도 없는 일상이 즐거워지고

     

    함께 식사를 하고 산책을 하는 평범한 일들에 특별한 의미가 생긴다.

     

    삶의 의미라는 그 어려운 문제가 해결 되는 은총이다.

     

    이 얼마나 좋은가..

     

    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내 행복의 조건이 되어 준 인연이라면 순환적인 본능적 헌신도 뒤 따른다.

     

    현실에서는 이미 욕심처럼 되어 버린 이런 행운이지만 그래도 우리는 늘 꿈 꾼다.

     

    좋으니까..

     

    세월 따라 사람에게서 떠나가는 것 중에 가장 아쉬운 것은 젊음인 것 같다.

     

    젊음은 살아있다는 것을 만끽할 수 있는 기회다.

     

    세월따라 젊음과 사회적인 많은 것들이 떠나게 되면 남는 것은

     

    생을 이어가기조차 버거운, 가늠조차 안 되는 외로움 뿐이다. 

     

    위대한 것들은 절대 고독 속에서 탄생한다지만 노년의 고독은 찬 바람에

     

    나뒹구는 한 장의 낙엽과도 같은 가볍고 초라한 쓸쓸함일 뿐이다.

     

    젊음이 사라진다는 것은 삶이 사라지는 것이다.

     

    진정한 자유도 젊음에게 필요한 것이다.

     

    세월따라 삶의 변방으로 밀려난 노인에게 자유란 또 무엇인가.

     

    노년에 이르러 건강이 받쳐주는 만큼 취향에 따라 밖으로 나다니는 것도 좋아 보인다.

     

    그러나 방에서 조용히 보고 싶은 책이라도 실컷 보며 행복할 수

     

    있다면 이 또한 매우 멋지고 괜찮은 일이 아니던가..

     

    책을 통해 내가 좋아하는 작가를 만난다는 설레임으로 특별한 공감과

     

    깨달음을 얻는 이런 기쁨은 무엇과도 비교 할 수 없는 좋은 것이다.

     

    엔돌핀보다 몇 천 배나 유익하다는 다이돌핀이 이런 내적 기쁨이나 감동을

     

    통해 생긴다 하니 노년에 이보다 더 괜찮은 일이 또 있을까..

     

    없다.

     

    넘치는 고독 속에서 영혼을 살찌우는 독서로 풍요로운 자유를 누려 본다.

     

    노인에게 자유란 삶의 은혜가 아니라 내다버릴 수도 없는 찐한 고독의 산물일 뿐이지만

     

    이 끈끈한 고독을 세상에 둘도 없는 멋진 자유로 만들어 볼 것을 선택하는 것이다.

     

    쓸쓸한 노년의 고독이 가져다 준 자유를 색다르게 누려보자.

     

    도도하고 우아하게, 이 얼마나 값진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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