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茶를 (홀로) 마시는 이유
차는 홀로 마시는 것을 으뜸으로 합니다.
홀로마시고 있노라면 만감이 교차 합니다
그 교차하는 만감이 차차 줄어듭니다.
그러면 맨 나중에 남는 것은 공허뿐입니다
그리고 그 공허를 다시 조이면 성찰이 생깁니다.
그 성찰을 거듭하노라면 나를 섭섭하게 했던 사람들
나를 해치려했던 사람들을 용서하는 마음이 생깁니다.
그 용서하는 마음이 이전에 지녔던 욕망과 집착과 손익과 선악에 대한
관념을 차차 줄어들게 하고 드디어는 사라지게 합니다.
- 이 글은 추사체 김정희 부친 [김노경]이 [초의선사]에게
茶人이 차를 마시는 궁극적인 뜻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대한 답 글의 한 구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