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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욕정(LIBIDO)강신주/강신주의 감정수업 2014. 4. 6. 12:50
“프레스토” 로 격하게 요동치는 영혼
톨스토이의 "악마"
도심은 교회와 러브호텔의 붉은색 표지가 갈수록 늘어가고 있다.
우리의 일상은 금욕주의와 욕망 사이에 있다.
결혼이란 합법적인 러브호텔이다.
스피노자 - 욕정이란 성교에 대한 욕망이나 성교에 대한 사랑이다.
성교에 대한 이런 욕망은 적당한 경우에도 그리고 적당하지
않은 경우에도 보통 욕정이라고 일컬어진다.
인간의 섹스는 종족보존을 위한 것이 아닌 욕망이나 사랑의 대상이다.
욕정은 소중한 감정이며 섹스는 개개인의 열정적인 자유를 본질로 하는
인간적인 의미다.
악마라는 단편소설에서 집요하게 추적하고자 했던 것은 욕정에 사로잡힌
주인공 예브게니가 자신의 욕망을 긍정하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어
버리고 말았다는 점이다.
다음날 다시 마을의 곡식 창고로 가서 한 때는 애인이었던 그 매력적이고
젊은 아낙의 낯익은 모습에 하염없이 애정의 눈빛을 보내며 아무런 이유
없이 두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그는 문득 자신이 완전히 돌이킬 수 없이
파멸했음을 깨는다.
지금은 참한 아내가 있다. 고통과 공포가 몰려오는 것은 자신이
욕정에 이끌린다면 모든 사회적 평판을 잃고 좌초할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구원은 없다. 그렇다면 그녀는 이제 악마다. 그녀는 내 의지와는
반대로 나를 조종한다. 애인은 개인적 욕정의 세계를, 그리고 아내는
사회적 평판의 세계를 상징한다.
둘 다 포기하지 못한다면 결론은 하나다.
자신을 휘어잡고 있는 욕정을 말살하려면 자신을 죽이는 수밖에 없다.
방법 두 가지는 아내를 죽이든가 그녀를 죽이든가이다. 그리고 또..
그래 제3의 출구가 있다. 그건 그가 조용히 소리 내어 말했다. 순간
그는 전신에 소름이 끼친다. 그래 자살하는 거다 그들을 죽일 필요는 없어.
실은 금욕주의적 가치관이 사회를 더욱 음란하게 만들었다.
말을 걸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그렇게 하는 것이 맞다. 그러면 그가 함께
이야기할 만한 사람인지 확인이 된다.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과 실제로 좋은 것은 다르다.
섹스도 마찬가지다. 섹스는 사랑의 완성이나 결실이 아니며 단지 사랑이
시작되는 혹은 사랑이 진척되는 한 가지 계기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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